오늘이 중복 과연 폭염의 더위가 대단하네요.

요즘 무더위와 폭우로 사건 사고로 야단인데 과연 잔치를 해야 하나? 많은 분들이 오시게 되어 성당을 시끄럽게하면 미사하는 데 지장을 주면 안 될것 같아 고민을 하다 ‘잔치를 안 하고 건너뛰는 건 어때?’하는 내 말이 섭섭하게 들렸는지 권선생님은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하며 꼭 하고 싶어 하는 말로 들려서 장소를 변경하여 이곳에서 하게 됐습니다.

생각해 보면 인생은 참 짧군요. 언제 그 많은 세월이 흘러갔는지 결혼하고 도박이라는 벽 앞에 숨죽여 울고불고 하며 이혼을 해야 하나? 수없이 망설이며 살아온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결혼생활 55주년이 넘었네요.

<이번 한 번만 해결하면 다시 안 한다>고 빌어서 돈 해결을 해 주면서 <설마 사람이라면 또 일을 저지르겠어?> 하면서 수없이 갚아주었고, 속고 속으면서도 한 가닥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것은 착하고 성실하다는 믿음과 사랑 때문였던 거 같습니다.

“다시는 안 할 테니 한 번만 믿어줘” 수없는 각서와 맹세가 다 무슨 소용입니까? 한번이 아니라 수백 번의 기회를 주어도 도박은 점점 심해지기만 했었지요. 직장 다니며 아이들 키우느라 도박 빚 갚으며 살아온 세월이 참 많이 힘들어서 번듯한 옷 한 벌 제대로 입지 못하며 궁색스럽게 살아온 세월였습니다,

이 모임에 와서야 알았습니다. 도박이 질병이라는 사실을, 정신질환자, 충동조절장애라는 병자임을 알았지요. 우습네요. 그 말에 위로를 받은 것은, 수없는 거짓말로 배신당한 것에 몸서리쳤었던 것이, 병 때문에 어쩔수 없었다는 사실과 병이니 치료를 받으면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나를 안심시켰던 것 같았습니다,

모임에 다니며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자기 자신이 도박에 무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기 이름의 집을 내 명의로 바꾸어 주었고, 온갖 거짓말로 속였던 것을 솔직해 지려는 노력으로 자기의 소재지를 알려왔고, 신앙에 더 열심했어요.

나도 집요하게 추궁하던 모든 것을 멈췄습니다. 믿어주려고 노력하는 것을 인정해 주려고 도박 빚은 철저히 본인이 해결하도록 했고요. 아니 모임에 나오고 부터는 더 이상 빚의 해결은 스스로 알아서 하셨으니까요.

37년 전, 도박으로 1 억에 가까운 돈을 날리고 모임에 나왔고 돈의 궁색함으로 많은 고통을 받았지만, 세월이 약이라고 단도박을 하니 그 많은 빚이 해결되더군요. 권선생님이 모임에 대한 열정이 참으로 대단한 것에 질려버려 불평도 많았죠. 각 모임에 잔치를 찾아 전국 모임을 다녔으니 참 적당히가 안되는 성격이라 죽기 살기로 몰입하는 게 무서웠어요. 나는 백수가 과로사 할까 봐 겁난다고 말하곤 했죠.

근래에 권선생님은 내가 말 만하면 그것도 ‘도박 덕분’이라고 큰 소리치며 ‘당신은 도박 덕분에 출세했다.’고 합니다.

권선생님이 모임에 와서 제일 먼저 잘한 일이 자기는 도박자이니 언제 도박으로 집을 날릴 수도 있으니 당신 이름으로 명의를 바꾸라는 바람에 내 이름으로 집의 명의가 바뀌게 되어 그 덕분에 재건축 조합장이 되어 아파트를 짓고 우선권을 받아 제일 좋은 위치에서 살게 되고 아파트 회장도 했고,, 남편을 도박 중독에서 구출했다고 아침 마당에 2번 씩이나 나왔고, 도박이라는 소재를 주어 소설이나 수필을 써서 작가가 되었고, 도박 덕분에 미국에 5번이나 갔다고 하니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죠.

도박한 남편 덕분에 전국 모임을 다니다 보니 그 많은 선생님들과 여사님들을 만날 수 있었고, 고통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하소연하고 위로받고 사랑받는 가족 같은 관계를 갖는 소중한 인연이 된 것에 늘 감사합니다.

이 모임에서 얻은 지혜는 이 질병은 혼자는 절대 고칠 수 없다는 것이죠. 함께 모여서 지혜를 나누고 체험을 나누면서 용기와 힘을 얻어 치료되고 점차 회복되어 간다는 것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은 어둡고 캄캄한 인생길이었지만 모임에서 희망을 보았고, 새로운 길을 찾아 밝은 빛을 향해 정신없이 달려온 인생길이 평탄하고 여유로움으로 변해 있었어요. 얼마 남지 않은 인생길의 끝자락이지만 맘 편하게 여유를 누리며 살게 된 모든 것이 모임에 희망을 걸고 오랜 세월 믿고 기다린 보람으로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고 믿습니다.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지고 살아가야 하죠. 남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고 내가 남의 인생을 살아줄 수도 없고, 오직 내가 내 인생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내 의지로 내 노력으로 내 판단으로 내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귀중한 인생이니 허투루 살아서는 안 되기 때문에 향락에 빠져서 좋은 인생을 허비하지 말고 위대한 힘을 믿고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회복의 길을 걷게 된 것 같습니다.

그동안 단도박 모임을 위해 자신의 영적 회복을 위해 오랜 세월 분투노력한 남편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참고 기다려온 세월만큼 서로 믿고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여 오늘이 이르게 되니, 앞으로는 부디 건강을 위해 노력해서 오래오래 이 자리에서 설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 선생님, 여사님들 감사합니다. 늘 함께 해 주신 덕분에 오늘이 있고 모임을 즐겁게 다닐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각 가정에 화목하고 건강한 가정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