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차 추계연수를 다녀와서

아침에 일어나니 쾌청한 가을 날씨라 기분이 상쾌했다. 봄가을 여행하는 기분으로 떠났던 연수를 코로나로 3년 만에 연수를 하게 되니 그동안 만나고 싶었던 전국에 계신 선생님과 여사님들을 만난다는 설레임으로 밤잠도 설쳤다. 해마다 1년에 두 번씩 했던 연수였는데 참으로 오랜만에 가게 되는 연수라 그런지 첫 연수를 했던 1991년 4월 벚꽃이 만발했던 나자로 마을 연수 생각이 났다. 총 36명이 참석했던 첫 연수는 큰 방에 가운데 자바라를 치고 남, 여로 나눠서 자면서도 얼마나 즐거웠던지 30여년이 흐른 지금도 눈에 선하다.

남편과 가방 하나씩을 들고 우리가 예약된 버스를 타기위해 사당동으로 향했습니다. 옛날은 자가용이 없어 버스를 많이 탔지만 요즘은 모두 자가용으로 가니 버스를 타지 않아 걱정을 됐는데, 그래도 30명이 넘으니 다소 안심이 되었다. 우리는 버스 안에서 마이크로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했다. 모두들 연수에 대한 기대도 대단했다.

금산 청소년 수련원은 충남에 위치한 금강을 따라 길게 자리하고 있었는데 처음 와보는 연수 장소라 더 기대가 더 컸다. 선생님과 여사님들이 300명 가까운 인원이 강당을 가득 메우게 되어 흐믓했다. 아직도 코로나가 걱정되어 연수에 못 오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예상되었는데 다행스럽게도 많이 동참해 주셔서 안심이 되었다.

프로그램의 순서에 따라 요일별로 모임 소개가 있었는데 처음 연수에 참석하시는 젊은 선생님, 여사님들이 많아 신선했고 모임도 다양했는데 특히 코로나로 인해 또는 멀고 가까운 곳을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비대면 화상 모임 분들이 연수에 오신 것도 이색적이었다.

이번 연수 주제는 “지금 다시 시작이야!”인데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우리 모임의 마스코트인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과 용기가 우리에게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희망을 잃지 않는 한 우리에게는 지금이 새로운 시작이다. 수없이 재발을 한 분들이 또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는 주제라고 본다.

특강은 정성환 신부님의 영성생활에 대한 말씀은 모든 중독은 회복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씀으로 우리의 최종 목표는 영적인 성장에 있는 것이고, 12단계 프로그램은 영성을 높이는 삶을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양심적으로 사는 것이 영성적인 삶이고, 영성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종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영혼의 감옥은 육체라고 플라톤이 한 말이란다. 영적인 삶을 살면 육이 치료된다고, 자기 양심의 소리를 들으며 위대한 힘에 맡기는 삶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12단계 영성지수에 대한 말씀 중에 나는 영성지수가 높은 사람일까? 떨어지는 사람일까? 생각해본다.

첫째 날 소감발표는 선생님 3분과 가족으로 여사님 한 분이 하셨는데 도박으로 모두를 탕진해서 부모님과 가족들을 고통 준 반성과 새롭게 살고자 하는 몸부림은 모든 분들의 심금을 울리는 소감으로 중독자들의 아픔과 깊은 고뇌 가족들의 피나는 고통은 우리 모두가 공감하며 지난날 또는 현재에 겪고 있는 현실에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주제에 대한 토론시간은 자기가 배정받은 방에 모였다. 여러 모임이 섞여서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는데 어느 모임이고 모임에 나온 지 얼마가 되고 단도박이 얼마나 됐는지 다양하게 말하고 오늘 주제에 대해 새로운 각오도 얘기한다. 다시 모임별로 선생님들과 여사님들이 한방에 모여서 간식을 먹으며 각자의 소개와 소감을 얘기했다. 우리 방에는 20여명이 모였으니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새벽 1시가 가까이 되어서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이른 아침에 막 밖으로 나가려는데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오지 않고 뭐하느냐”고 지금 여사님들과 데이트 중이라고 하기에 부랴부랴 밖으로 나와 금강변을 따라 가다보니 금강변에 위치한 이곳 수련원의 아침은 물안개로 자욱해서 시야가 흐릿한 강변을 산책하는 여사님들과 선생님들도 보였고, 강변에서 낚시하는 분도 있었다. 남편은 충무로 여사님들과 사진도 찍으며 물안개가 자욱한 강변을 거니는데 나도 합류하여 남편의 손을 잡고 강변의 자갈길을 걸으며 사진도 찍고 남편은 나의 손을 잡더니 두 손을 번쩍들고 갑자기 김종환의 "사랑을 위하여" 노래를 부른다.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물안개 피는 강가에 서서/ 작은 미소로 너를 부르리/하루를 살아도/행복할 수 있다면/나는 그 길을 택하고 싶다/세상이 우리를 힘들게 하여도/ 우리 둘은 변하지 않아

 여사님들도 합송하며 힐링을 하였다. 해가 뜨자 물안개가 서서히 걷히면서 주변의 산과 맑은 강물의 아름다운 자연의 자태를 들어내 보이니 참 아름다웠다

둘째 날 소감 발표는 선생님 두 분과 자녀분이 하셨는데 자녀분의 소감은 어머니 없이 아버지의 도박으로 고통 속에서 내 삶을 살지 못하고 자신감을 잃은 지난날의 아픔을 얘기하며 자꾸 우는 바람에 이야기를 이어 가기 힘들었다. 중독자의 부모를 둔 자녀의 눈물과 한숨 속에 살아온 고통과 슬픔을 들으며 가슴이 먹먹했다. 가족의 가장으로 가장 노릇을 하지 못하는 분들의 고뇌도 크지만 그로 인해 어둠 속에서 기가 죽어 사는 자녀나 그 가족들의 고통을 생각하게 하는 소감문들을 듣고 선생님들도 많은 생각을 하셨으리라 본다.

앞으로 다시는 절대 도박하지 않고 성실이 살아야 겠다는 다짐과 어떤 일이 있어도 내 가족과 자녀들에게 고통주지 않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하는 마음가짐을 하는 참 좋은 연수가 되었으리라고 본다. 우리는 1년에 두 번씩 몸의 때를 벗기 위해 목욕을 하듯이 마음의 때를 벗기기 위해 가면의 탈을 벗고 정직과 솔직한 내면의 모습을 성찰하기 위해서 연수가 필요하다고 다시 한 번 느껴본다.

이번 연수는 장소도 좋았지만  식사가 맛이 있어서 더 좋았다. 반찬 수도 많고 맛이 있어 더 많이 먹게 되었다. 장소를 마련하느라 수고해 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연수를 위해 그동안 수고해 주신 양 대표님과 운영위원님들 그리고 양 사무국장님들 오늘 사회를 보느라 수고해 주신 분당 채선생님 내외분 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연수는 내년 4월인데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해서 성황을 이루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