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중독자가 도박에 빠져있는 동안 그 사람에게 가까이 가려고 노력할 때, 우리는 얼마나 미칠 것 같은 좌절감을 맛보게 되는지 알고 있다. 이성도, 눈물도, 비난도 그 혼미한 상태를 뚫고 들어갈 수는 없다.
도박에 빠져 혼탁해져서 죄책감에 젖어 귀가한 사람에게 화난 언성으로 빗발치듯 퍼부어대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그와 같은 상태에서 도박중독자의 반응은 우리 자신의 반응과 마찬가지로 온전할 수가 없다.
외국에 가서 한국말을 쓰고는 그곳 사람들이 내 말을 알아듣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예민한 반응시기에 놓여있는 도박중독자에게는 우리의 언행이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도박중독자의 말을 이해할 수 없고 그 사람 역시 우리 가족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오늘 기억할 것-
나는 가장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어 보이는 상황을 개선하기 시작하리라. 그것은 어떤 행동을 취하거나 저돌적인 말을 할 때가 아니라, 행동을 삼가고 뚱하게 자기 연민에 빠져있는 상태가 아닌 담담한 침묵을 지켜야 할 때인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바로 ‘한을 버리고 신께 맡기자'이다.
“많은 일들을 귀를 막고 지나쳐야 하며 오히려 그대의 평화를 위한 것들만 생각해야 한다. 싸움의 노예가 되기보다는 그대를 불쾌하게 하는 것들로부터 눈을 돌리는 것이 더 이롭다.”（토마스아 켐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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